(38 편) 이별의 시간...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Margaret)지요, …다뉴브를 가로지르는 다리.
그 곳, …바로 그 다리 밑!
5월도 저물어가던 그날이었구요...
“…어찌 이런일이?!”
사방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움, 안쓰러움이자 절규의 소리였지요.
거짓 같은 사고였습니다.
‘유람선 침몰 한국인 관광객 33명 중 7명만 구조, 24명 사망 2명 실종’
애도의 표현 이전에, …백색으로 비어오는 머릿속을 실감케 하는 계기였구요.
이렇게 묵념의 시간, …침묵을 통해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어드려봅니다.
…그리고 멀리서나마 유가족님들께 공감과 위로의 애도를 띄워드립니다.
🙏
그러니까 사고 2 주 전,
저 역시 그 곳에서, 허블레아니 호 였던가요??
똑 같은 (바로 그 배??) 유람선의 후면 갑판에서 눈부신 다뉴브 강변 사진 촬영에 정신을 쏟고 있었지요.
(그 사고가 제겐 십분 더 가깝게 의식되는 이유겠습니다만…)
사진 출처: 윗사진은 6월 1일자 조선일보/로이터 연합 뉴스에 실렸던 사진을 퍼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사고 현장(부다페스트) 현지 시민들의 애도와 추모를 담은 안타까움입니다.
추모하는 헝가리인들이었습니다.
사실 우리 눈엔 그들의 사고 전-후 재해관리와 처리의 부족함이 다소 감지되었을 터입니다만,
…동시에 이곳 사회의 애도와 위로에는 따뜻한 사랑과 진실한 안타까움이 담겨있었던 듯 느껴집니다.
감사히 여깁니다!
사진 출처: 추모의 촛불을… 윗사진은 6월 2일자, 역시 연합 뉴스에서 따온 사진임을 밝혀둡니다.
SNS와 인터넷 댓글에 헝가리와 한국 정부는 물론, 부다페스트 시민들, 심지어는 실종자/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까지 향한 조롱과 비난에 놀랐습니다. …실로 유감이었구요!.모두가 하나 되어 사랑하고, 애도하고, 존중해야 할 시간에 말입니다.
사진 출처: 윗 사진은 6월 2일자 연합 뉴스/중앙일보에 실렸던 사진입니다.
모두 기억하실겁니다(!), …이 사진.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그려 남겨둔 태극기와 ‘진정으로 존중해’의 글귀…
그 며칠 후 2 천명이 넘는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사고 현장에 모여 ‘아리랑’ 합창으로 고인들에 애도와 추모를,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에게 위로를 건냈다는 소식이었지요.
한 번 더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더우기 사랑하는 이들을 그리 허무하게 보내버리신 유가족님들 께는 절대 잊혀지지 않을 고통과 좌절의 장소지만,
사고 직전 제가 보고 느낀 부타페스트, …이렇게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고인들은 물론) 저를 포함한 전 세계 관광객들이 열광하는 부다페스트의 美미,
죽음마저 불러드린 바로 그 멋, …아름다움.
…고귀한 생명들을 앗아간 다뉴브의 물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과연!
곳곳에 컬러풀한 중세의 건축들이 먹구름 사이로 빛을 발하고 있었구요…
아무튼 쓸쓸하며, …동시에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비오는 오월의 부다페스트.
다뉴브를 가로질러 옛 ‘부다’와 ‘페스트’를 하나로 연결, 도시 부다페스트를 만들어낸 바로 그 유명한 (Szechenyi) Chain Bridge 입니다.
독일 남부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세르비아와 불가리아를 거처 동쪽 멀리 흑해(Black Sea)로 흘러드는 다뉴브 강은 유럽에서 두번째로 긴 강이라 하지요.
누구나 그러하듯,
푸르고 아름다운…
유유히, …고귀하게 흐르는 물결을 기대했지만,
그날, 그 곳에 요한 스트라우스의 (The Blue Danube) 푸른 다뉴브는 없었습니다.
사실 눈앞에 펼쳐진 건…
짙은 갈색의 빠르고 험한, 전혀 다정치 못한 물살뿐이었으니까.
(그 날 따라 먹구름 하늘이 계속 뿌려대던 빗물 탓은 아니었을지… )
다뉴브 강변에 우뚝 선 (사실 사고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 국회의사당입니다.
전 유럽에서 그 규모가 두번째라는 이곳 사람들의 자랑이구요.
모름지기 윗 사진과 같은 바이킹 선박이 바로 그 유람선 침몰사고의 원인이 됐던 것인데…
(습관대로 밝고 따뜻한 분위기 연출의 블로그를 계획했었습니다만…)
의도와 달리, 거듭 사고 얘기를 꺼내 절망의 순간을 상기시켜드리는 꼴이네요, …제가!
아무튼 윗 사진에 보니는 것이 바로 (제가 탓 던) 침몰된 허블레아니 호 급 유람선일 듯 합니다만…
선객 50여명(?) 제한의 작은 보트입니다, 다소…
다뉴브야말로 서유럽과 동유럽 여러나라를 연결하는 대륙의 동맥인만큼
넓지않은 규모지만 왕내하는 선박이 당연 많은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사고를 미리 예지라도 한 듯…)
동반자 메간씨와 “배가 많네… 누가, 어떻게, 저 많은 선박들의 교통 정리를 책임질까?? 우리가 모르는 어떤 신호등 체계라도?!” 하는 대화를 주고받을 정도였으니까.
엔트리 제목이 ’이별의 시간’이니 만큼, …잠깐 숙고해볼 기회를 갖습니다.
때가 되면, …사랑하는 이들을 보내드려야 하는 일 말인데요.
언제 건 누구나 맞닥뜨려야 할 이별의 시간일테지요마는...
( …허긴 그러다보면 우리 자신들 마저 떠날 시간을 맞이 할 것이고 말입니다)
풍부한 문화, 화려한 예술로 헝가리는 중세기 유럽에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했다고 역사는 전합니다.
유럽의 손꼽히는 문학, 예술, 음악과 과학을 자랑하게 된 배경에는 다민족 구성의 풍요로운 문화/종교/언어의 바탕이 있질 않았을까 생각되는 대목이구요.
부다페스트의 중심에 자리잡은 바자헌야드 (Vajdahunyad Castle)왕궁입니다.
어찌 그리 고은지, …마치 섬세한 조각들 같은지 말입니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작별.
아무튼 그래서 말인데,
…과연 그 이별과 아픔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삶의 지혜란 있을까요?!
암울함의 급습입니다… 그렇죠(?)
사랑하는 이들,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그리고 남는 사람들이야말로
어떻게, 얼마나 격어야 ‘죽음’과 이별에 익숙해 질까하는…
도처에 만발한 튤립이 늦은 봄을 잔뜩 과시하고 있었는데요.
사실 5월치곤 꽤나 쌀쌀한 날씨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두침침 한 하늘은 하루 종일 비를 뿌려댔습니다.
빗물탓에 건축물들은 더욱 짙은 농도의 색깔을 과시하는 듯했구요.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뷰-파인더에 접수되는 장면마다!!
고틱에서 르네상스와 17/18 세기 로코코 스타일까지, 독창적인 건축물들의 집합소인 셈이었구요.
매해 일 천 5백만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는 헝가리/부다페스트는 유럽의 가장 인기있는 (관광) 목적지들 중 하나인 동시에 전 세계 관광 사업에 13위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주위에서 많이 보지요(?)
열기있게 생활하고..,
뜨겁게 사랑하는 것으로 얻는 삶의 터전이…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로 마비되고, 붕괴돼버리고 마는 거…
어느 현자는 그러나 이렇게 말씀하셨다네요…
“부는 가난을 통해 배우고, 행복은 불행을 통해 배우며, 사랑은 이별을 통해 배운다”
…고 말이죠.
…다소 통렬하면서도 어둡고, …강렬하면서 슬프게 전달되지 않습니까?!
이별이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다는 그 말!
‘치열한 생존이야말로 삶을 가르친다’ …의 바로 그 뼈저린 진리처럼 말입니다.
화려한 색깔의 유럽 전차들은 항상 아름답고 상큼한 멋을 전달합니다.
심지어 어둡게 비내리는 날에도…
부다페스트와 다뉴브에 어둠이 내려 앉는 시간입니다.
Golden Twilight 의 황금 시간이죠.
가로등이 켜지며 동 유럽 야경의 운치가 주위를 물들여 갑니다.
“아!, 이것이 바로 진짜 부다페스트 구나!”를 중얼대게 하는 시간이구요.
아이러니컬 하지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열심히 준비하는데, 그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두 소비해 버린다고 합니다.
‘삶’을 준비하느라 ‘삶’을 낭비해 버리는, …뭐 그런 식일까요(?)
사랑하는 이들에게 줄 사랑을 준비하느라, 바로 그 사랑 역시 낭비해버린다는, …그런 부조리 아닙니까.
…말, 되나요(??!)
요컨대
그래서 ‘이별의 시간’ 이 더욱 고통스러운 거 아닐까요(??)
엉뚱한 결론 내려 봅니다, …요 대목에서.
(이별이 가르치는 삶과 사랑의 지혜가 정말 있다면 말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해 드린 이들과의 이별은 조금이나마 덜 고통스러운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그리고
미처 진정한 사랑 없이 이별했더라면, 그 이별을 통해 아직 남아있는 이들에게 최선을 다 할 거라는 마음가짐을 얻는 건 아닐까.
…라고!
사고 현장에서 아주 가까운 지점입니다.
어둠이 내리고 비가 걷힌 후, 평정을 찾은 듯 잔잔해진 다뉴브였구요...
황홀하리만큼 아름다운 부다페스트의 야경입니다.
누구나 답을 얻고자 삶을 견디겠지요.
그런데 결국 ‘…삶이 잘사는 방법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는 답만 움켜쥐고 말지요.
그리고 그 깨달음이 올 때 즈음이면 이미 많은 (모든?!) 시간이 흘렀음을 알게 된다는 거구요…
안타까운 건 (같은 맥락에서…)
이별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을 배우는 계기였음을 깨달을 때,
우리는 이미 주어진 시간을 다하고 말았더라는 서글픈 말일 수도 있구요.
알베르 까뮈는 에세이집 ‘시지프 신화’에 인간의 그런 비극적 삶과 부조리에 관한 시론을 그렸지요.
시지프가 산 정상으로 끊질기게 밀어야 하는그 커다란 (둥근) 바위…
굴러떨어지면 다시금 밀어 올려야하는, …굴복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반항할 수 없는 운명적 작업 말입니다.
엉뚱할망정 그래서,
…그리고 이쯤해서,
살아있는 이들의 몫, …피할 수 없는 과제를 나열해 봅니다.
우선 치열한 생존으로 얻어내야 하는 ‘삶’이 되겠죠.
…아! 그리고 ( 이별이 가르친) ‘사랑’을 반드시 터득해야 하는 숙.제.가 그 두번째가 될 것이고…
요컨대 시간과 삶이 너무 많이 소모되기 전에 말입니다!
마무리하기 전, 간략한 헝가리 소개 드립니다.
동-유럽이라기보다, 중앙-유럽 국가로 정의되는 나라지요.
육지에 둘러싸인 내륙 국가구요. 언어는 헝가리어지만 다민족 국민들은 켈트, 로만, 게르만, 슬라브와 중앙 아시아 트르크족 의 훈민족 등 다양한 민족유산으로 구성됩니다.
헝가리야말로 대한민국 만큼이나 수 많은 전쟁과 역사적 성쇠의 사이클에 휩싸였던 국가인데요.
중세기 까지 헝가리의 번영은 유럽 도처에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합니다. 그러나 1541년에서 1699년까지 오스만 제국(Ottoman Empire)에 점령/지배 받게 됩니다.
18세기에 이르러 오스트리아에 합세 오스트리아-헝가리 대제국을 이끌지만, 세계 제 일차 대전 후 제국의 붕괴와 더블어 국토의 70%를, 국민의 58%를 잃는 암흑의 시기를 맞습니다.
그 후 제 2차 대전 때 이른바 Axis Powers (연합군에 대항하던 연맹국들이죠) 에 합세하지만, 연합군의 승리 후 헝가리는 다시 한 번 막대한 피해를 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구 쏘련(소비에트 연방)의 위성국으로 남으며, 헝가리 역사의 불운은 계속되지만, 1986년 독립,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다시 탄생합니다.
*윗 사진은 소비에트 연방 및 베를린 벽 붕괴와 관련, 헝가리인들이 특별히 존경하는 레이건 미 전대통령 오마주 동상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헝가리를 (PPP:구매력 평가) 고소득 경제국으로 세계 58 등에 랭킹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사회 보장제도, 국민 건강 보험 등 무료 중등 교육 차원에서 평가되는 인간 개발지수 (Human Development Index) 는 세계 45 등으로 기록돼있다고 합니다. (2017년 기준)
돌이켜보면,
아름다움과 어두움, 빛과 그림자, …낭만과 허무를 모두 스칠 수 있었던 방문이었던 듯 싶습니다.
다소 (쓸쓸했던) 오늘 엔트리, …이쯤해서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