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편) 나른 한 삶, 몬세라트 ...어느 오후 만난 천국의 스텝.
그렇습니다.
세상을 뒤지고 다니는 이들 앞에 가끔씩 떨어져주는 행운이죠.
그야말로 꿈 같은 풍경에 맞닥뜨릴 수 있는 기회.
여행 사진들과 기록을 정리하며, 그 빽빽한 페이지들 사이에서
가슴 뻥 뚤리던 체험을 되삭임 해봅니다.
오늘도 여러분들과 멋진 방문 될텐데요...
몬세라트 산의 절경,
하.늘.로.오.르.는.계.단!
아름답다기보다는 어떤 위대함이, ...장엄함이 있습니다.
톱으로 잘라 조각한 듯한 바위 산의 모습은 하늘에 닿을 듯...
그 위용이야말로 실로 신비에 가까운 것 아니었을까요.
바위산 몬세라트에 결코 녹색의 화려함은 없었는데요.
형용하기 힘든 식의 경검함이 대신합니다.
...고요한 침묵 속에.
그러나 단조롭고 성스러운 그 침묵에 방문자들의 영혼은 순응하는 식이었고,
대 자연의 높은 곳,
몬세라트 산이 암시하는 삶과 신앙의 장엄한 무게를 깨닭는 계기가 됩니다.
힐링과 사색의 이 땅을 걷다보면,
넓은 세상을 느끼게 합니다.
겸손함을 얻어 숙연히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영혼과 삶, 또 신앙의 경건함에 다시 한 번 간절해 지는 것이지요.
축복! 이었을 것입니다.
마치 천상에서, 엄숙히...
침묵하며 (저 아래) 속세의 많은 것들을 내려다보는 식이었을 것인데.
생각하며, 후회하며, ...명상에 잠겨보며,
그렇습니다.
…모름지기 축복의 체험이 아닐리 없었지요.
아무튼 지금 여러분의 시간, ...오늘!
어떤 모습인가요?
지나가버리는 이 시간, ...영영 돌아오지 않을 오늘입니다.
저와 같이 카탈란 (스페인)이 품은 높은 곳의 절경, 천상을 향하는 계단 말인데요,
~오롯이 만나 보시는 체험...
즐겁지 않으신가요?
정확한 발음은 ‘몬뜨 세라아뜨’ 정도 가 될 것입니다만...
아무튼 몬세라트 산, 그 웅장함과 힘찬 위용입니다.
그리고, Montserrat, Abadía, 즉 유명한 산타 마리아 데 몬세라트 수도원이죠.
'톱니 산'으로 유명한 몬세라트산 중턱, 해발 3,000m에 위치한 성당인데요,
겹겹의 카탈루냐 산맥 어느 정상에...
바르셀로나에서 서북편, 그러니까 자동차로 약 40-50분 거리에서 만납니다.
최후 만찬의 성배(聖爵, Holy Grail)가 감춰져 있다는 요새지이기도 했지만, 중세를 전후해서 많은 전설이 깃들어 있는 성채이기도 하답니다.
어디선가 읽었습니다.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는 구수한 말...
아무튼,
오늘 몬세라트 방문에 즈음하여 지나간 시간, 옛 사람들...
잠깐이나마 아름답던 '그 시절'의 이야기 곁들여 볼텐데요.
맞습니다.
지난 시간은 애틋한 공감, 그리운 이야기가 되고,
그래서 우리 모두는 지난 날들이 있다는 자체에 아스라한 위로를 얻게 되기도 하지요.
몬세라트...
1811~1812년의 나폴레옹 군에 의해 수도원의 부분이 파괴됩니다. 그 후 스페인 내란에 즈음하여 여러 차례의 혁명군과 민병대들의 약탈과 난을 겪습니다.
1835년 폐기되었다가 1844년에 복구, 스페인 대교구의 주요 성당/수도원으로써의 자격과 명성을 얻었다고 역사는 전달하는데요.
오늘날 이곳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성서 연구는 물론, 카탈로니아의 문화, 교회사, 성음악/미술 등 다양한 학문에 종사하고 있으며, 매해 수 십만의 방문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수도원의 내부는 웅장하지만, 심플.., 단조롭기까지 한 겉 모습과 달리 아기자기하며 화려하기도 했구요.
특히 수도원 중앙에 위치한 대 성당은 장중하면서도 화려하고, 컬러풀한 모습이었습니다.
(수도원 시설 확장 공사와,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한 호텔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었구요)
대 성당의 내부입니다.
검은 성모상(La Moreneta), 즉 카탈란의 3대 수호성인과 함께 몬세라트 수도원을 상징하지요.
유명한 그 조각이 전시된 대성당 안팎은 예상대로 붐비는 인파에 휩쓸리고 있었는데요.
바로 이것 입니다.
'검은 성모(마돈나)와 아기 예수'의 조각상.
(인파 속에서 사진 촬영이 불가능했던 탓에, 구글에서 퍼온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양해 부탁드리며. )
인상적이었습니다.
종교와 신앙의 차이 따윈 상관이 안 됐을 것이구요.
'검은 성모상(La Moreneta)' 앞에 무릎 꿇은 방문객들 모습이야말로 경건하고 숙연한 것일 수 밖에 없었으니까...
나이들며 누구나 이행하는 의식치례겠죠.
거쳐온 길을 돌아다 보는 짓, 그리워 하는 짓...
그래서
제 경우엔, 언제 부터인가 ‘새로운 만남’이 귀찮아 지는 느낌 역시 강하구요.
나이들며, 어른이 돼가며 말이죠, 더욱 힘들어지는 식입니다.
어려선 참 쉬웠는데..,
낯선 누군가를 만나고, 친해지고, 교감하는 거..,
나이들며 집요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네요.
아무튼
태양의 계절, ...소싯적 친구들.
이젠 헤어졌고, 망각 돼가고 있지만…
(때론 집착한다 싶을 정도로...) 소중하고 아름답지요!
신기하죠? ...그런데,
아름답던 옛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한 번 흉내내보려 애쓰는 짓.
왜 이다지 힘들고 피곤한 것 일까요?!
잘 하고 계십니까? ...여러분들은?
바위 산 저 위에 시리도록 푸른, ...천상에 닿을 듯 한 몬세라트의 하늘입니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그 곳에 도달하는! 계단.
간절히 빌어 봅니다.
축복된 삶을 걸을 수 있도록,
거룩한 성품으로, ...경건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극히 단조러웠을망정, 밝고 선했던 소싯적 삶을, 관계를, 다시금 흉내 내볼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다시 묻습니다.
결국, 여러분의 시간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요?
다시 오지 않을 이 하루를, 그리고 반드시 기억되야 할 이 순간을...
네, 소소하고 아련하기만 한 추억,
차곡차곡 쌓인 지난 일상들의 기억들을 다정히 마주하는 시간으로...
역시 그런 하루를 보내시고 계십니까?
...아름다운 일입니다.
끈질기게 기억을 더듬어,
무심코 놓쳐버리고, 낭비해버린 삶의 작은 조각들을 찾아내시는 거.
그 순간들, 그 사람들, ...모두!
근데.., 뜬금 없이 와 닿습니다.
어제와 많이 다르지 않은 오늘을 걸으며,
(그래서 의미 없어 보이기도 하는 하루하루를 지내며 말입니다)
더우기 기억과 추억으로 영양되는 오늘을 살기에,
아무리 사랑스럽고 그리운 건 (현재의 것이 아닌) 지난 날의 모든 것이라해도,
...이 순간의 소중한 사람들, 마음들, 그리고 해프닝들.
아끼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무심하게 지나 버릴 수는 없겠다는 느낌!
현재를 보듬는 것이야말로 축복이자 행복일 수 있음의 깨닭음 아닐까요?!
진중함이 있었네요.
성스럽고, 신비토록 아름다운 영지의 방문이었습니다.
몬세라트, 하늘로 오르는 길!
하산하며 자각합니다.
또 한 번 쉽지 않은 숙제를 지고 집으로 귀한하는 나의 모습...
...그러네요.
많이 힘들겠지만,
어떤 방법으로이건, 더 늦기전에 새 사람들, 새 순간들을 감싸 안아야 할 거라는 마음가짐 ...
왜냐면, 현재의 그 포용이야말로 먼 훗날 또 하나의 따뜻한 추억이 될테니까...
그리고, 아마도 바로 그 것이..,
몬세라트 아니었던 가 싶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