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한 번...」

           괜스레 대화를 맺기 위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며  “언제 한번 술이나 하지...”

따위의 약속 아닌 약속.  

 기약없는 훗날, 지키지도 않을 부담을 만들고, 그리고는 언제 그랬더냐, 망각해버리는...     

 비겁하기까지   한 그 헛소리, ...참 싫다.   

     나 역시 자주 써먹는 인사, 약속 아닐까...

   몸에 밴 장사꾼의 냄새야 어쩔 수 없겠지만, 쓸데없이 ‘공수표’를 난발하는 짓.     

언제부터인가 내 뱉지 않기로 한 말. 

다분히 의례적이기만 한 그 인사말(?)

아무튼 오늘 나도 모르게 그 영영 지키지 않을 기약을 또 한 번 뱉어내 버린 셈이다. 

비겁하게도...

 주위엔 ‘언제 한번’의 주인공들이 왜 그리도 많을까.

결코 지켜질 수 없는 '공수표' 따위가 마련해주는 인간관계는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좀 더 적극적이며,

‘언제 한번’ 이기 전에 ‘내일 몇 시에...’의 빈틈없는약속을 필요로 하는 관계만을

유지하는 사람 이고 싶은데 말이다.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