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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눈발이 휘날린다.    하루 종일...   

동부를 집어삼킨 한파다.

아름답다, …여유 있게 내리는 눈은.   

모두를 유혹한다, …銀빛 세상을 펼쳐보이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난 (도시의) 눈 보다 비를 선호하는 인간이다.

피었다 지는 꽃처럼, 눈이 빛나는 건 너무 짧은 순간 뿐이니까.

며칠 후면 눈덩이는 바닥에 뒹구는 시커먼 오물로 변해버리고 말 것이니까...

피기 무섭게 모양 없이 쭈그러드는 장미처럼,  짙은 화장으로 길 나서는 여자 처럼 말이다.

아무튼 내일이면 도처에 쓰레기로 쌓일 저 눈의 순간적인 유혹이 그래서 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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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없어도 빗방울은 다정하다.

기대를 깨는 법 없이 항상 청결과 단정함을 선사하니까.

대기의 오염을 치우고, 땅위의 쓰레기를 밀어내니까...

역시 비의 작업일것이다. 결국 더러운 오물로 변할 저 눈 더미를 치워주는 것도.

그래서 내일이면 난, ‘은색 유혹’은 망각한채 기다릴 것이다 (다시금).

쏟아지는 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