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편) 4월의 포르투갈 (아베이로)
그런 거 있죠(?!).
세상을 뒤지다보면 변덕스럽게도 자주 만나는...
딱 이 순간을 위해 이곳저곳 서성거렸던 건 아닌가 하는 느낌…
암튼,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난 4월 어느날
네, ...'4월의 포르투갈' 제 2편입니다.
살다보면 말이죠
뭔가의 마감을 계획해야 할 때가 오지요, 반드시(!)
그리고 그 시간에야말로
어디론가 훌쩍 떠나보고 싶다는 기분,
여느 때보다 더욱 간절히 다가오는데요.
...도주는 아니고.
낯설고 먼, 그러나 멋진 공간에서의 (마음) 정리,
그런 거 필요하니까...
그리고 제겐 지금이
인생의 가장 의미있던 프로젝트를 마감하는 바로 그 시간인 듯 합니다만...
포르투갈의 숨겨진 보물이라 하지요.
이름도 생소하죠(?) 아베이로 (Aveiro),
그 곳으로 떠나 봅니다. ...여러분과 함께.
작은 도시입니다.
아베이로
그러니까 수도 리스본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약 150 마일 (글쎄 한 260 킬로미터?) 될 듯한데요. 바로 거기, 같은 이름의 아베이로 Lagoon (석호라고 하죠, 바다로부터 분리된 연안의 얕은 호수나 늪 같은 물. 아마도 운하로 바다와 연결돼있을 듯 싶은...) 을 품은 소도시를 만나게 되는데요...
모든 것이 작고, 사랑스럽고.., 앙증스럽기까지 합니다.
'포르투갈의 베니스'라는 애칭으로도 알려져있지만, 사실 아베이로의 멋이야말로 베니스의 것과 많이 다릅니다. 독특한 건축 문화와 아주 유니크한 환경의 아름다움 일텐데 말이죠...
로마네스크 형태, 그러나 웅장하기보다는 작고 아기자기한 식의... 그리고 19세기 아르 누보 (Art Nouveau) 의 컬러와 상징 건축물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말하자면 톡톡 튀는 건축 문화와 컬러풀한 환경의 화합이겠죠.
암튼 뭔가의 마감을 플랜하는 거,
삶, 마치 그 자체의 행로처럼.
여러면에서 뭐랄까..,
어떤 이분법적 (혼란?) 슬픔에 젖는 일 아닐까요(?)
이쯤돼선 잘 아시죠(?)
건축물들이야말로 제겐 큰 관심사 아닙니까. 그래서 몇 마디...
특별한 관심 없으신 분들 양해와 더블어 간단히 아르 누보, 소개 드리는데요.
그러니까 19세기말 예술을 수놓은 모더니즘의 모티프였고 트레이드 마크아니었을까요.
'아르 누보'
말하자면 문자 그대로 '새로운 예술' 이라는 뜻이겠죠.
1800년대 말기에 좀 더 진보적이며, 생물적 (혹은 유기적이라 하나요?) 뭐 그런 모양새를 추구했던 예술의 움직임이었구요. 디자인이나 장식미술 뿐아니라 이른바 '유기적 건축'으로 그 운동은 당시 유럽 도처에서 각광받게 되는데요.
아! 여러분 모두 사랑하시는 건축물 중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기억하시죠(??) 안토니오 가우디의 최고 걸작 아닙니까. 그 분이야말로 바로 아르 누보 시기를 확실히 대표하시는 분 아니었을까요.
암튼 아르누보에서 우리는 당시 유럽의 전통적 디자인 예술과 건축 형태에서 이탈, 새로운 형식과 모양새 창작의 지향을 보게되는데요. 새 시대의 요구와 분위기.., 그렇게 적극적으로 표현된 것이지요.
새롭고 통일적인 양식의 추구.
단순함, 자연주의.., 이를테면 화초나 덩굴풀, 짐승 등 대자연의 멋과 형태를 연상케 하는 유연하고 유동적인 선, 그리고 여성적(??)이기까지 한 부드러운 곡선과 때론 (심플하지만도 않은) 화려한 장식이 모티프였구요.
그것이 바로 아베이로인 듯 했는데...
정리해 보자면,
종래의 건축·공예가 그리스형, 로마네스크나 고딕 패턴을 고집해 왔더라면, 반대로 아르 누보야말로 그 모든 역사적 형식을 부정하고 심플한 모양새와 자연적 형태를 받아드리는 식이었죠.
암튼 아르누보의 튀는 디자인, 곡선·곡면의 아름다움과 컬러풀한 장식, ...완전 정신 뺐기는 체험 아니었을까요.
자, 공감하시죠(?!)
왜 여.행.은 사.랑.(!)이자, 사랑을 알려거든 떠나야 하는지...
모든 걸 보고 체험해야 하는지,
모든 걸 만져보고, 느껴야 하는지...
(아!, 그리고 일상의 산뜻한 정리가 왜 여행 중에 더욱 가능해지는지)
역시 컬러풀한 카누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도시 여러 곳으로 번져있는 인공수로를 통해 흐릅니다.
삶이 흐르듯, 삶에는 반드시 색깔과 흐름이 있어야 하는 듯 말입니다...
화려한 디자인과 디테일에서 지구상의 모든 것, 유기적이고 움직임있는 모티프가 우리에게 전달되는 식입니다....
네, 바로 그 이분법적 혼란 말씀인데,
모든 마감 역시,
꽉찬 듯, 동시에 텅 빈 듯
끝인 듯, 동시에 (뭔가 다시) 시작인 듯
얻은 듯, 동시에 잃은 듯
그렇습니다. 좋은 듯, 나쁜 듯...
아베이로의 뒷골목들이야말로 더욱 그렇습니다.
아름답고, 고요하고, 쓸쓸하고... 동시에 컬러풀하고.
그리고 되풀이 합니다만, 작아요... 모든 것이 '쁘띠' 스타일인양....
혼란스러워도 그러나..,
제대른 끝맺음, 필요하지요.
...마감이니까.
후회없게,
아름답게,
멋지게,
허전함이나 쓸쓸함 따위 일축해 버릴 수 있게끔, ...분주하게!
그렇게...
잘 숙성된 와인처럼 그윽한 향으로 삶에서 '에이징' 되는 마음으로,
예쁜 병에 포장, 산뜻히 전시되고푼 자세로...
암튼, 변덕일까요(?) 뭔가의 마감...
괜찮을 듯 싶습니다.
삶의 오직 한 프로젝트, 그 끝내기일 뿐이니까...
새로운 뭔가의 도전, 그 문은 또 열릴 것이니까.
아베이로의 뒷골목처럼...
딱 요로코름...
아직 길에서 만나는 요런눔을 꼭 감싸 안아줘야 할 것처럼...
지난 것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앞으로 올 것 역시 벅차게 값질것이며,
...그 또한 아름다울 것이니까.
허전하거나 외로워선 절대 안 되겠죠(?!)
힘차게 걸어야죠, 삶의 다음 부분, 다음 악장...
그렇게 아베이로를 떠납니다.
열정으로 생활하는 거.., 다시 배우고, 깊히 느끼며...
- 많이 사랑하고, 더욱 믿는 걸 배웁니다.
- ...주위 사람들을.
아무튼 여러분 버킷 리스트에 장소 하나 또 늘어난 셈(!)입니다.
반드시 찾아보십시길, 꼭 한 번...
아베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