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프라하의 멋, 아름다운 삶!
창밖으로 접수되는 동-유럽 도시의 붉은 지붕들을 주시합니다.
낯선 곳이라는 두려움 이전에, 폼나는 방랑자라면 필시 거쳐야 할 곳이라는 점에 뿌듯함 마저 느껴봅니다.
간혹 느껴보신 적 있나요?!
옆자리에 앉은 동반자에게.., 그래요 하고 편하게 어깨를 빌려줘 보는 일.
지향하는 쪽으로의 발걸음이야말로 아름다운 로맨스이자..,
어쩌면 삶의 모든 것 아닐까 하는 기분...
Czeck-Air 항공 편으로 프라하에 도착한 것은 초여름 늦은 오후였는데요.
그러니까 에어-버스 320, 중형 제트기였구요. 아직 새 비행기의 산뜻함에 기내 모든 것이 승무원들의 깔끔한 서비스와 같이 돋보였지요.
그렇게 약 시간 반 정도의 짧은 비행으로 우리는 오래 꿈꾸던 목적지에 도착한 셈이었습니다.
빠리 (출발지)의 찰스-드골 공항에 비해 다소 작았지만, 산뜻하고 아담한 모습으로 바클라브 하벨 국제공항(Václav Havel Airport)은 우리를 맞습니다. 무엇보다 붐비는 인파가 없어 좋았구요. 공항 정리나 시스템에 아직 뭔가 덜 쎄틀된 듯, 어설픈(?)느낌을 주는 건 아마도 옛 공산 국가라는 레이블이 만들어내는 선입견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만...
1999년 나토, 그리고 2004년 EU 가입은 체코인들에게 갑작스레 밀려든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거센 물결이 아니었을까요(?!)
그들에게 그 격동과 변화의 시기는 결코 짧지 않았을 것이고, 바로 그 것이 도처에 아직 편재하는 어떤 쎄틀되지 않은 어설픔으로 다가오는 듯 했는데요.
말나온 김에 잠깐 이곳 사람들을 소개하자면,
동/북 유럽에 뿌리를 둔 자신들을 자랑스레 보헤미안이라 부릅니다. 첵코의 한 지방 보헤메(Boii)의 사람들임을 과시하는 것인데, 역사는 그들의 원조를 켈틱(Celtic) 민족이었다고 전하지요. 신앙심 깊고 음악과 예술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라고도 합니다. 어찌보면 우리 한국인들처럼 예술적이며, 뭐랄까 다혈질, 급한 성격, 열기있고, 쾌활하고... 아무튼 친절과 상냥한 미소로 방문객들을 대하는 그들에게서 편안함을 제공받습니다.
비행장에서 숙박지였던 Old Town Hilton호텔까지는 차로 약 한 시간이 안 걸린 듯 했구요.
유럽의 유명 도시들과 달리 다소 시골스럽고, 조용한.., 하등의 인상적이거나 멋진 모습이란 차창으로 접수되지 않는 평범한 드라이브 였습니다.
이채로움은 말이죠, 시내로 접근하며 Toyota 나 Sony 등의 일본 상호는 전혀 보이지 않는 대신, 현대와 삼성, 그리고 LG나 기아 자동차 브랜드의 빌보드 광고와 건물 싸인들이 한국 기업의 對체크 투자의 활발함을 보여주는 대목 아니었을까요. ~다소 반갑기도 했구요.
아, 잠깐!
…급기야 프라하의 진 모습이 나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기까진 그 후 지극히 짧은 시간만이 필요로 됐던 것인데요.
도시로 진입하며 눈 앞에 펼쳐지는 프라하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자, 무대의 세팅... 우아함과 아름다움이었으니까요.
요컨대, 중세기 고딕(Gothic) 건축물들이 수없이 살아 숨쉬는 도시.., 아니 전시장이라고 해둬야 걸맞은 표현이 될 듯 싶습니다만.
13-14세기 이전의 로마네스크 건축물들에 이어 중세기 까지 유럽 건축의 간판이었던 고딕 스타일과 그 후 바로크 스타일로의 파생을 완벽하게 전시하는 도시가 바로 프라하인 것입니다. 암튼,
시내를 가로지르는 볼타바(Vltava)강의 아름다움,
게을리 떠 다니는 유람선들,
강변 주위를 수놓는 중세기 건축의 향연..,
유명한 카를 다리(Charles Bridge).
그렇습니다. 이것이 바로 프.라.하.였지요!
아! 여긴 디즈니 월드가 아닙니다. (시청앞 광장에서...)
방문 전,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는 글..,
요컨대 ‘프라하야말로 유럽의 모든 것과, 유럽이 아닌 모든 것을 동시에 안고 있는 거대한 城성이다’ 라는.
동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낡고 어두운 건축물들 사이로 멋진 호텔과 카지노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실 근대화된 건물들 역시 많지만, 옛것들과의 근사한 조화는 결코 일그러지지 않습니다. 어느 것 하나 적나라하게 노출돼있지 않은 듯, 그러나 자기의 역할에 충실 한 듯 한 화합이 놀랄 정도였구요.
많은 것들이 어둡게, 그늘 속에 은밀히(clandestine) 숨겨져 있는 느낌, …흥미로움 이상의 매력과 로망이었구요. 왜 프라하야말로 제임스 본드 나 미션 임파시블 등의 첩보 영화 로케에 빠질 수 없는 단골 도시인지 공감하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예술과 사랑, 음악과 향연의 모든 메뉴가 풍성합니다.
"또 그소리야?!" 하시겠지만, 딱 한 번 만 더.
곳곳에 아직 살아 숨쉬는 유럽 중세기 건축물들의 디테일과 멋입니다.
천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살아 숨쉬는 디테일!!
아직 개스 등 정도라야 걸맞을 분위기의 돌포장 도로( Cobble Stone Street)가 많은데요.
아무튼 그 사이로 롤스-로이스, 벤틀리나 페라리가 혹은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이죠, 애스턴 마틴들이 질주합니다. 괜스래 숨막히는 장면들이지요. 고가 차량들의 고향이라도 되는 듯, 가는 곳마다 비싼 바퀴들이 판을 칩니다. 위 사진처럼 금(?)으로 도금을 한 것들 역시 보이구요.
기억 나시나요(?) 오래 전 사랑 받던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 등장한, 작은 노트에 소망을 적어 벽에 붙여 소원을 빈다던 그 '소원의 벽' 말입니다.
…이젠 없어진 듯 하구요.
대신, 흰 벽돌에 색깔있는 페인트로 소망을 써서 쌓아올리는 '소원 탑'을 만납니다. 예쁜일이지요. 참고로 소원의 돌은 사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듭니다. 어떤 비영리 단체에서 주관하는 일이고, 물론 걷히는 돈은 좋은 사회사업에 투자 된다는 얘긴데요... 암튼.
성, 변신, Metamorphosis 등 등..
실존주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들이지요.
기억하시는 분들 계시면, 실존주의 이념과 문학의 특별한 대화 공간을 따로 마련할 것입니다. (실은 누구든 간직하는 학창시절의 집념과 무계.., 제겐 바로 실존주의를 쫒는 집착이었거든요)
암튼, 프라하 출신인 카프카의 집이 아직 잘 유지 된 체 방문객을 맞습니다.
누가 뭐래도, 프라하의 멋은 땅거미가 내려앉으며 두드러지는데요.
밤 거리에 가로등이 켜질 때, 그리고 옛 건축물들이 여러 색깔 등으로 조명 되기 시작할 때, 이 1200년의 도시는 살아나는 식입니다.
프라하의 밤은 다소 Friendly 하고 안전합니다.
클럽이나 식당이 많은 편이고, 음식과 와인 문화 역시 포근합니다.
볼타바 강변을 끼고 좋은 식당들이 많지만, 반드시 예약을 필요로하는 곳이 대부분인 것을 기억하시고...
명소인 카를교(다리)에서 보이는 프라하 시내. 뒤로 프라하 성이 보입니다.
야간 활동이 활발한 도시인 만큼 영업시간이 늦습니다.
밤에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고 하지요.
'신이시여...' 는 얼마 전 그룹 작품전에 전시됐던 윗 사진의 제목이었습니다.
누군가, 무엇인가 지켜주고있다는 믿음 없인, "도와 주십시오" 혹은 "돈을 주세요!"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제 느낌의 전달이었는데요.
아무튼 당시 프라하의 그 어느 작은 골목엔 은은한 클래식 음악까지 흐르고 있었구요.
너무도 연극 쎄팅스러운 그 분위기를 진지하게 흡수하는 건 쉽지 않았겠지요. 어쨌거나 그 뒷골목 한 폭의 모습이 (얇팍하게나마) 전달한 영감 역시 부인 할 수는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프라하의 방문, 즐거우셨길 바랍니다.
낯선 곳을 헤매다보면 방황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만납니다.
그리고, 도처에 도사리고있는 낯선 사람들, 생소한 모습들. 그 후, 한참 후.., 차츰 길이 보이겠지요. 그런 와중에 말이죠, 곳곳에 감춰진 비밀, 보석, 문화와 유산.., 우리 눈에 다가오는 그 신비로움의 베일을 벗기고 우리 삶 자체를 생소한 빛 아래서 재 확인 하는 걸 배우게 되는 일…
낭.만.이자, 아.름.다.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아름다운 방황입니다.
여행이란 건.., 삶 그 자체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