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자금성 (베이징)
인구 2천 3백만의 대 도시 베이징은 그 면적만도 홍콩시의 20배, 타이완 섬의 절반에 가깝다는 이곳 사람들의 자랑입니다. 서울과 동경을 합친 것의 족히 몇 배는 될 것을 감잡는 순간, 혀를 차게 되는 것이구요.
바로 이런 것 아니었을까요, 대륙적인 분위기란...
베이징엔 모든 것이 크고 웅장합니다.
모름지기 옛 사람들이 그래서 클 대'大', 혹은 '따이'를 달아 중국인들을 '떼눔'들이라 비하하기도 했을 것이데... 암튼, 건축물은 크고 길은 넓습니다. 산은 높고, 광야는 대륙적인 차원으로 널려있는 식이지요.
그러나 베이징,
그 (엄청난) 규모에 상관 없이 모든 것이 깨끗히, …잘 정리된 도시라는 느낌에 방문객들은 놀랍니다. 도로는 깨끗히 포장돼 있으며, 쓰레기는 물론 종이 한 장 떨어진 것 없이 청결합니다.
21세기 마천루의 끝은 천여년전의 옛성들로 이어지며, 물이 흔치않은 도시임에도 푸른 수목이 가는 곳마다 널려있습니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가 문자 그대로 '그랜드'한 스케일로 펼쳐져 있습니다. 곳곳 개천과 채널들이 도시의 정맥처럼 꿈틀거리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숙박지였던 베이징 훼어몽트 (호텔) 객실 창문 바로 우측에 LG 쌍둥이 건물이 보입니다. 괜스래 (이국 멀리에서) 동포를 만난것처럼 반갑고 흐믓했구요. (허긴 그래서 피와 민족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만...)
자동차 수만해도 7백만대라지요...
근데 그렇다면 과연 아직 서민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인 자전거 수는 얼마나 될까 생각해 봅니다.
베이징 시민들의 운동에 대한 열기란 대단한 것입니다.
틈틈히 춤과 율동, 타이치 같은 운동에 전념을 다 하는 사람들을 가는 곳마다 만납니다. 엿보이는 그들의 열정, 아주 보기좋은 광경이었구요.
군복차림의 젊은이들이었는데, 춤과 율동이 특이했습니다.
뭔가를 상징하는 듯 했는데, 미쳐 물어볼 수가 없었네요.
방문 시 다행히 황사의 난리는 잠들어있었으나, 아직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더러 됐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혹 중국 방문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가급적이면 4-5월을 피하시는 것이 황사의 횡포를 피하시는 방법이구요.
모순이랄까, 나름대로 21세기 문명의 패러덕스를 안고있는 곳이 중국이자, 특히 베이징인 듯 느껴졌는데요.
구태여 따져본다면, 그다지 정리정돈, 근대화와 청결을 뽐내는 도시의 시민들 (대다수) 만큼은 걸맞지 않게 소란합니다. 아직 대도시인들의 세련미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느낌의 불가피함 아니었을까요. 같은 맥락에서 아직도 외국 방문객들에 대한 크고 작은 사기 행위나 범죄가 빈번하다는 사실. 그래서 방문객들은 이런저런 무시할 수 없는 경고에 먼저 시달리게 된다는 식입니다. ...커다란 핸디캡인 셈이지요. 옥에 티 인 셈이며, 분명 유감으로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건축 붐은 도처에 고층 건물 (특히 아파트) 숲을 이룹니다. 일본의 35,000 달러와 한국의 26,000 달러에 비해 평균 GDP가 고작 7-8,000 달러 정도인 (2016년 기준) 중국 부동산 값은 한국 강남의 것을 능가하면서도 그 수요에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는 이곳 사람들 말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됩니다.
시장경제의 탄생 과정이 보여주는 불가피한 성장통, 혼란의 과정일까요(?) ...그러니까 사회의 극소수는 부와 영화를, 그리고 나머지 대다수는 아직 가난과 고통을 겪어야 하는 바로 그 증상(?)이 자아내는 모습 말인데요. (어찌보면 베이징 시민 3천만을 고려 할 때, '극소수' 역시 적지 않은 숫자를 말할 것이긴 합니다만...)
(암암리)중국은 계획경제 탈퇴를 다짐, 시장경제로의 침투를 시작한지 오래 된 듯 하다는 부인하기 힘든 느낌, ...그것이 (지극히 주관적일 망정) 서둘러 내릴 수 있는 결론이었구요.
천안문 입니다. 그러니까 1417년 명나라 영락제에 의해 건설 됐으나, 그 후 청나라 대에 내려와 불 탄 것을 1651년에 재건했다고 가이드가 전합니다. 멀리 보이듯 아직 마우쩌둥 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있구요.
앞서 말했듯이 많은 이들이 예상 밖의 첫인상을 베이징에서 만납니다.
모름지기 "이곳, 공산주의 국가 맞아?" 혹은 "완전 자본경제의 왕국이네!"같은 놀라움인데요. 되풀이 합니다만 기대했던 공산주의 모양새나 계획경제의 색깔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천안문
에 와서야 곳곳에 계양된 붉은 깃발들 탓인지, 공산주의 색깔의 기운을 은근히 접하게 되는 식입니다. 암암리 어떤 섬뜻함의 동반 역시 불가피 했구요.
아무튼 이 것이 바로 세계 최대의 천안문 광장 입니다.
그러니까 마우쩌둥 주석 체제의 말기였지요. 1976년 4월. 중국 문화 대혁명 이래의 마오쩌둥 사상 절대화의 풍조와 이른바 '마오쩌둥의 가부장 체제'에 대한 중국 민중 저항을 온 세계에 알린 획기적인 사건.
기억나시지요(?). 당시 데모를 주도하던 수 천의 학생과 민간인들이 학살당하거나 부상당한 것으로 역사는 기록합니다. 그 피비린내 나던 저항운동의 본거지 가 바로 천안문(티엔나멘) 광장 아니었습니까.
그리고… 그렇습니다. 지상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자금성이지요.
천안문을 통해 들어가면 비로써 만나게 되는데요. 한자로 자금성 혹은 쯔진치앙[紫禁城]이란 자주색의 금지된 성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구요. 또 그래서 전 세계에 Forbidden City 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질 않습니까.
암튼, 중국 대륙 정치와 문화의 중심이었던 자금성은 백성들이 드나들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궁궐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황제, 황후, 고위 관리와 궁녀, 내시, 시종, 외국 사절단 정도가 전부였다지요.
지금은 자금성을 ‘고궁 박물원’이라고 부르는데, 매해 수 백만의 방문객을 맞는 식입니다. 웅장함과 규모, 말하나마나죠. 사실 겉 핡기로 이행해도 자금성 관광은 족히 반나절에서 하루 시간이 걸립니다.
자금성은 명나라와 청나라 두 왕조 시대의 수도이자 중심지였습니다.
우리 한국의 자랑스러운 宮들이야말로 (규모로 따지자면) 자금성의 수 십분지 일도 안될 것이라는 느낌에 혀를 차게 됩니다. 아무튼, 동서고금을 통하여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이 넓은 공간에 수많은 건축물이 웅장함을 과시하며 들어서 있지요. 과장없이,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이었는데요.
건축물 하나하나가 웅장하고 그림같으며, 세상을 호령하던 중국 고대 사상과 전통 그리고 문화를 과시하는 당당 함. 그렇습니다. 자금성이야말로 과거 중국 왕조가 얼마나 눈부신 문화를 이루고,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했는지 잘 보여 주는 문화유산입니다. 당시 중국인들이 이곳을 세상의 중심이자 신성한 장소로 생각했다는 사실, 또 걸맞은 우월감에 살아왔다는 대목에 고개가 끄떡여지는 것이었구요.
뭐야, 중국 차는 다 요로코롬 생겨 먹었냐구요?? 하하. 아니요. 멀쩡한 차도 많아요. 특히 한제 차라고는 눈을 씻고봐도 찾을 수 없는 동경에 비해, 현대나 기아 차들이 자주 눈에 띄는 점은 반가움이었구요.
먹고 자는 곳이 집인만큼, 여행중에는 호텔이 바로 우리의 둥지가 돼 줍니다.
사실 그래서 제겐 호텔 체험이 (편한 여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돼버린 지 오래구요. 또 그러다 보니 세상을 떠돌며 적잖은 숫자의 호텔을 거치게 되었고 말입니다. 독자들을 위해 호텔 크리틱으로의 변신 역시 불가피 한 것이 돼버렸습니다.
말나온김에, 베이징 방문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특별히 권장해드릴만한 호텔이 바로 'Fairmont Beijing Hotel 인데요. 훼어몽트(Fairmont) 그룹 호텔인만큼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합니다만 (비교적 물가 가 높지 않은 베이징) 유럽이나 동경, 혹은 서울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 가능합니다. 객실 시설은 물론 서비스나 음식까지 최상급이며, 특히 베이징의 비지니스 디스트릭트 중심에 자리하고있어 안전하고 편한 나들이를 즐기실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호텔 리모 서비스 사용이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은 (과히 안전성 없다는) 시내 택시 사용을 금하 실 수 있는 것도 편리함입니다.
추가로, 관광객들에 대한 크고 작은 위험성이 편재한다는 경고에 따라 외딴 곳이나 위험스러운 지역 답사는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제 방문 중 전혀 불편한 상황은 없었다는 점 역시 알려드립니다. 적어도 제가 접촉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친절과 미소를 잃지 않았으며 모든 서비스에 불편한 부분이란 없었구요. 중국 땅에 첫 발을 디딜 때 괜스래 긴장했던 것이 민망스러울 정도로 말입니다...
베이징 방문을 계획하시는 분들께는 낯선 땅이니만큼 아무쪼록 경계심을 늦추시면 안 될 것이며, 치밀한 여정 계획과 준비로 안전을 기하시면 (충분히) 편한 방문 경험하실 수 있을 것, 전달해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중국을 더 이상 현대사의 '잠룡'이 아닌 승천하고 있는 용이자, 포효하는 호랑이 모양새로 발견하는 건 희-비의 혼란에 시달리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단순 베이징 방문만으로도 제게 접수된 사실은 중국 대륙의 막강한 힘과 에너지, 그리고 수 천년의 빛나는 역사와 문화가 뒷바침하는 자원, 그리고 자산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힘을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슈퍼 파워들과의 힘겨루기 대신 아직은 성장통의 아픔과 시련에 시달리는 자국민들, 그리고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사용했으면 하는 희망과 함께 베이징 소개를 닫습니다.